교정 이야기
교정 초기 [공포의 파란고무줄]
2026.02.27
본문
제가 치과대학병원에서 인턴 생활이 끝나고 치과교정과 레지던트로 첫 근무를 할 때 즈음의 일입니다.
이제 막 레지던트를 시작한 햇병아리 같은 저희들을 담당해 주셨던 교수님이 계셨는데
교정치료를 하는 의사로서 교정치료가 얼마나 불편하고 아픈지에 대해 '도의적으로' 한번 경험해 봐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교수님의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ㅠㅠ
안그래도 초반에 잠도 못 자고 힘든 시기였는데, 교정장치를 붙여놔서 이도 아프고 그래서 밥도 잘 못먹고ㅠㅠ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힘들었던 그 시기가 있어서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을 공감하고 저도 같이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공포의 파란 고무줄??
그 당시 교정치료에 쓰이는 다양한 장치들을 직접 경험하고, 환자분들이 느끼실 불편감과 고통을 꽤 긴 기간 동안 느꼈습니다.
그중, 단연코 제일 힘들었던 장치는 바로 '파란 고무줄'입니다.
이미 교정치료를 해봤던 많은 분들께 '공포의 파란 고무줄'로 유명한 장치입니다.

파란 고무줄은 위 그림에 'elastic bands'라고 적힌 고무줄이며, 정확한 명칭은 'separation ring'입니다.
이 고무줄을 하는 이유는???
위 그림 왼쪽에 'orthodontic band'라고 적힌 교정장치를 어금니에 씌우기 위해 치아를 벌려주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교정치료를 위해 여러 경우에 있어서 어금니에 band라고 하는 장치를 끼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치아와 치아 사이가 긴밀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band가 들어갈 공간이 없으므로 고무줄을 이용하여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그 방법과 과정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보통 2,3일 정도 고무줄을 착용하고 나면, 입안에서 고무줄이 치아를 잘 벌려줍니다.
그 이후에 벌어진 공간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은 장치를 착용하기도 하죠.
출처 입력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파란 고무줄은 치아교정 초반에 진행합니다.
처음으로 치아가 움직이는 느낌을 그때 받는 거예요.
평생 한자리에서 단단히 잇몸뼈와 붙어있던 치아가 처음 움직인다면, 뻐근한 느낌이 당연히 들겠죠.
게다가 파란 고무줄이 어금니에 끼어있어서 음식을 씹을 때마다 어금니가 벌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보통 2,3일 정도 지나면 이러한 통증 기전도 점점 익숙해져서 꽤 지낼만해집니다.
간혹가다가 치과에서 고무줄을 하고 집에가서 빠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껌이나 엿, 젤리 등의 끈적한 음식을 먹을 때 빠지는 경우도 있고, 양치질이나 치실질을 너무 세게 하다가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행동은 하면 안되겠죠?)
만약 고무줄이 다음 치과 내원 하루 정도 전에 빠지면 다시 내원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치과에서 고무줄을 끼우고 얼마 있지 않아 바로 빠지게 된다면, 다시 치과에 내원하셔야 합니다.
그 사이에 벌어졌던 공간이 다시 줄어들 수 있거든요.
파란 고무줄은 이제 막 교정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앞으로 긴 교정 기간 동안 거쳐가야 할 난관들이 몇 번 더 있겠지만,
파란 고무줄 할 때 느끼는 불편감과 통증보다 더 심한 과정은 앞으로 거의 없다고 보면 되니까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고, 이 교정 초반만 잘 버티시면
훨씬 나은 시기가 올 거예요^^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