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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전문의 송원장
방송 출연의 추억(KBS 1 대 100)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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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준비를 하면서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올릴 사진들이나 영상들을 찾아보던 중 외장하드 깊숙이 숨겨져 있던 사진과 영상 몇 개를 찾게 되었다.


본과 3학년 때였다.

그때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뭐에 씌였던건지 방송에 출연해 보고 싶다는 미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냥 젊은 시절의 객기였는지 뭐였는지는 기억나진 않지만, 그냥 단순히 금방 유명해질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나 같은 대학생 나부랭이가 TV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내가 뭐라고 나를 방송에 내보내겠는가.


그러던 중 무심코 틀어놓은 자취방의 작은 TV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일대백(1 대 100)'


한 명의 연예인과 백 명의 참가인들이 나와서 약 10개 넘는 퀴즈를 풀면서 상금을 타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검색해 보니 2007.05.01. ~ 2018.12.18까지 방송되었다고 나온다)

프로그램 MC도 여러 번 바뀌었다고 나오는데 내가 출연했을 당시에는 한석준 아나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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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다. 저기는 내가 나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왜 했니 병재야.


아무튼 엉겁결에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예선 시험을 봤고 바로 합격을 했다.

'엥? 이게 가능하구나'




첫 녹화 

첫 TV 출연이라는 설렘으로 집 앞 옷 가게에 가서 옷도 사고, 
녹화 전날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고 온갖 난리를 떨면서 녹화장으로 향했다.
한겨울에 여의도 KBS 공개홀로 가는 길이 어찌나 신나던지...
너무 예전이라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당시에 출연했던 연예인은 '이윤석', '김기열' 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참 준비를 했다
'문제 도중에 나에게 인터뷰를 걸면 무슨 무슨 말을 해야지, 그리고 빵 터뜨려야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문제, 두 문제,, 그리고 탈락. 나에게 질문이 없네..
그리고 다음 연예인이 나오고.. 또 곧 있어 탈락...
'왜 인터뷰를 안 하지..'

그렇게 녹화가 모두 끝나고, 출연료 3만원과 함께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마음속으로 한껏 기대하고 설렜던 스스로가 초라해 보였다.
방송 첫 녹화에 바로 출연해서 대성할 줄 알았나 보다.
참가한 사람만 100명인데 굳이 평범한 대학생인 나에게 왜 인터뷰를 걸겠는가.

머 그래도 그날 이후로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방송 출연을 위해 산 옷도 잘 입고 다녔다ㅎㅎ



두 번째 녹화 

시간이 좀 흐르고 방학이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여느 때와 같이 지내던 중...
TV에서 또다시 나오는 그 프로그램을 보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선을 통과한 후 얼마 있다가 녹화를 하러 다시 KBS 홀로 향했다.
방송국을 이미 한번 와봤다고 그때는 그냥 그런 기분이었다.
'또 문제 몇 개 풀다가 집에 가겠지 머', '그냥 오늘 출연하는 연예인이나 구경하고 가야겠다'

그날 출연자는 그때 당시에 티비에 자주 나오던 치과의사 '채민호' 였고, 두 번째 출연자는 '유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첫 번째 연예인이 치과의사라는 이야기를 그날 도착해서 처음 들었을 때, 혹시 인터뷰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긴 했다.
하지만 뭐, 첫 녹화였으면 들떴겠지만 그냥 포기하고 있던 찰나에....

한석준 님의 손짓이 내 쪽으로 향하고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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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문은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오답을 적었는지.. 그런 거 물어봤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정신이 없었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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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냥 뇌를 거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막 했던 것 같다.
티비에 출연하고 싶다느니, 그래서 내 롤 모델은 내 앞에 있는 치과의사 채민호 라느니.. 등등

인터뷰를 끝내고 나니 좀 좋은 옷 좀 입고 멋지게 하고 나갈걸,,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근데 뭐 또 인터뷰했다고 다 방송에 나오는 게 아니라고들 하니, 그래 또 호들갑 떨지 말자.

며칠 뒤 해당 프로그램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방송에 나올 예정인데 내가 나와도 되겠냐고 물어보며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방송에 나왔다.
 


민망해서 그 이후로 해당 방송을 잘 보지 못했다.
그땐 지금은 잘 이해되지 않는 자신감과 객기로 가득 차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하긴 그때는 막 삼십 대가 되려던 어린 시절이었고, 이제는 마흔을 넘긴 아저씨니까....

그런 아저씨가 이제 다시 영상에 출연하려고 한다.
방송 출연 이후 약 십오 년이 훌쩍 넘는 긴 기간 동안 세상은 정말 많이 바뀌고 
이제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대세가 되었다.


그때의 그 열정 넘치고 자신감으로 가득 찼던 청년은 이제 없지만
그동안 쌓인 경험과 노하우로 가득 찬 차분하고 따뜻한 중년의 아저씨로 영상을 찍어봐야겠다.